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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발칙한 노통

`적의 화장법` 연극으로 쓰는 독후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04-10-25/대학로짝재기양말

`적의 화장법`이라~

요새 이 책이 책방마다 방방뜨고 있다.
그 방방 뜸은 연극으로 옮아와 대학로에서 방방뜨고 있는 중이다.



독서의 계절이지만 읽는 책보다
보는 연극이 이해하고 뇌리에 박는데 훨 쉽고 나을 듯..

외론 물만두처럼 쓸쓸해져 고독을 씹어가며 읽는 것보다
공동으로 보게되는 연극은 시각에다 말 장난하는 청각까지 동원되는 입체감 즐기며
폭소경비구역내에서 눈치 안 보고 웃음보를 나누기에도 그만이다.

프랑스産 소설, 한국製 각색 연출, 1시간짜리 연극.
각색 한국명찰 `적의 화장법` = 본바닥 원제 `Cosmtique de l`ennemi`.



얼핏 명찰만을 보고 난 무식이 지루박 추듯,
`원쑤는 어케, 메이컵 하는가~ 요령을 알려주는..` 연극으로 알았다.
글고 극장에서 1시간을 보내며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극장은 인천공항, 무대는 `탑승대기 대합실`이다.
한 남자가 서울발 도쿄행 여객기 탑승지연으로 앉아 책 보며 기다리는데,
그 옆에 웬 껄렁해 뵈는 사내가 접근 말 걸며 수작을 부린다.

남자와 사내, 두 인물은 비슷한 단어로 유사해 보이나
성질머리가 극과 극을 달리는 정반대로 확연히 구분되는 설정이니 혼동 말 것.

남자는 `이요섭`이란 이름, 사내는 `정서류`란 가상 이름으로..
남자는 배우 `김병순`에 신사복이요, 사내는 배우 `이봉규`란 껄렁대는 캐주얼 캐릭터다.
차림새로 설정된 이미지를 은근히 살짝 내비치며 말투에 암시가 있다.

하나도 사교적이지 않아 보이는 무뚝뚝에 샘플 같은 남자.
모르는 남에게 치근덕거리는 게 취미생활이고 삶의 특기인 척 즐기려 드는 사내.
어울릴만한 싹수가 전혀 없어 보이는 이질적 캐릭터 인간 2인분..

사내가 집요하게 약올리는 수작에 냉담한 태도로 일관하는 남자.
허나, 그건 당황해 엉겁결에 대처하는 대책없는 방편으로, 무식하고 막강한 뻔뻔함에다
지적이고 논리적인 심후한 내공의 말재간에 적절한 방패가 되지 못한다.



사내는 3살인 동네꼬마시절 인기관리문제로
왕따 당한 증오심에 분노로 살인한 경험이 있노라고 고백한다.
인기 짱인 넘을 죽여달라 간절히 빌었더니 죽었다고..

3살 때라~ 믿든 말든 엄연한 현실이라며 남 잘 되고 행복한 꼴은 절대 못 본단다.

비릿내 썩은내 반죽으로 악취가 진동하는
고양이 먹이 뺏어먹고 한없이 역겨워 한 얘기도 들먹이고..

머, 이런 건 자기 삶에 있어 약과고 서두에 불과하단다.
진짜 뼈아픈 추억은 20살 때 어쩌다 마주친 자신의 이상형인 여자를 즉석 강간하고
찢어졌는데 그녀를 너무도 사랑하기에 아무일도 안하고 집요하게
찾아 헤매길 10여년만에 극적으로 상봉, 지독히도 사랑하기에 칼로 여러번 찔러 죽였단다.
존나 사랑하는 그녀 손에 찔려 죽으려 했는데 죽도록 말을 안들었다고..

그러면서 그 담날 신문에 난 그녀 이름을 들먹이는데
시종 빈정거리고 건성이던 남자는 이름 들은 그때부터 태도가 돌변하기 시작한다.
사내는 그제야 남자가 자기 말을 진지하게 듣게 됨에 기뻐하고..

묘한 분위기의 만남에 황당하고 뚱딴지 같은
얘기들 깐죽거림은 여기서 놀람의 충격으로 심각한 반전을 맞는다.
사내가 죽였다는 여잔 남자가 사랑했다는 아내인 것.

길길이 날뛰며 사내를 죽일듯이 해야하는 남자는
신사복 체면에 눌려 엄청나게 참으며 `이성분실관리`를 나름대로 하는데
사내는 `너도 알만한 얘기했는데 왜 쌍 심지 켜냐?`는 폼..

외려 차분하게 갖고 노는 폼은 남자의 흥분과 상관없이
아랑곳 안 하는 사내가 유일하게 즐기는 `너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란 등식.
살인과 강간을 일삼는 사내는 꼭 유영철이 형같은 말만 한다.

알고보니 사내는 남자의 `내 안의 적`이자 `악의 분신`이던 것.
사내가 지껄인 모든 말은 남자의 과거 행로였고 사내는 남자의 양심에 방어막이었다.
`양심에 털`이 다 빠져 민대머리가 되어가자 지침을 주려 나온 것이다.

두 인물의 불꽃 튀는 말쌈은 한 남자의 내면의 충돌이었다.
결국 남자는 대합실 벽에 대가리를 박으며 자유 자유..를 외치면서 죽어버린다.

이 작품의 원작자 - Amelie Nothomb(아멜리 노통).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5살 때 외교관인 부모를 따라
중국 뻬이징으로 뉴욕으로 라오스, 미얀마, 보루네오, 방글라데시를 거쳐 벨기에에 안착
프랑스 국적을 갖고있으며 브뤼셀에 살고있는 36살의 소설가 고급인력..

5살 때 술을 배웠으니 3살 때 살인모색이 가능한 글이 나올 터.
검정 바탕에 하얀 물방울 무늬 옷을 즐겨 입어 `미스터 10만 볼트`란 별명으로 불린다고..
당당하고 도도하고 거침없는.. 오만하고 발칙한 표정과 행동과 필법들..

`글쓰기야말로 내가 매일같이 복용하는 일정량의 마약`이라 침 튀는 멋져 뵈는 여자다.

저자 홈피 http://www.amelienothomb.com
작가 파일 http://www.aladdin.co.kr/authorfile/author_file.asp?UID=1716552675&AID=24891

소설 재벌이 판치는 울 나라는 이런 대단한 소설가 하나 없다.
프랑스를 떨게 만들고 세계를 놀라게 하는 마인드로 노는 여걸이자 전사 말이다.

연극으로 본 `적의 화장법` - 재밌고도 별난 흥미로운 충격이었다.

배우 이봉규의 캐스팅과 독특한 캐릭터를 잘 살린 게 압권이다.
능글능글하고 조롱섞인.. 빈정댐에 악의에 가득찬 눈빛 연기.. 그만의 섬세한 맞춤이다.
유럽 동구권의 이국적 이미지에 연극적 분위기는 이 배우의 매력이다.

원작에 욕심부려 기스내지 않고 엑기스를 잘 뽑아내
압축미 짱짱하게 손질해 논 각색 연출한 김낙형의 깔끔한 손맛도 일품이다.
작가이자 연출이 때론 이처럼 외제를 손 댈 필요성도 있다.
문학적 지평에 문화적 시각확대에다 지적 상상력의 영역도 동반 확대되기 때문이다.
`아멜리 노통`이란 원작자의 성장과정과 행로가 해답에 견본이다.

깊어가는 가을, 독서의 계절을 맞아
보고 듣고 웃음보를 즐기는 연극으로 독후감을 써 보자.

http://cafe.daum.net/dongsdong 동숭동사람들

도깨비뉴스 독자=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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