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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에서 읽는 책 한 권, 어떠세요?



▲ 이상한 나라의 헌 책방에 진열된 다양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서적들 이상한 나라 엿보기 앨리스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좁은 계단을 따라 내려간 그 곳에는 각종 다양한 ‘마법’이 곳곳에 스며있었다. 차와 와플의 달콤한 향, 책장 가득 들어찬 책들, 소소하게 흐르는 비틀즈의 음악, 하얀 그림 나무가 자라나는 작은 무대, 목조 테이블마다 피어나는 이야기꽃, 다양한 얼굴을 한 익살스러운 장난감들.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북카페’라고 하기엔 무언가 느낌이 달랐다. 대뜸 이 곳의 정체를 물었더니, 어딘지 존 레논을 닮은(?) 운영지기인 윤성근 사장은 "말 그대로 이상한 나라의 헌 책방(이하 이상북)이죠. 허허"하면서 너털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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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상북’에서는 천장 가득 퀴퀴한 책이 쌓여진 보통의 헌 책방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헌 책방에서 주류인 교재나 참고서 등의 서적보다는 소설류의 문학작품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있었다. 게다가 이곳의 책들은 대부분 출간된 지 10년 이내의 서적 중심이라, 새것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상태가 좋았다. 때문에 보통의 헌 책방에 비해 다소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질 좋은 책을 저렴하게 구입하고자 하는 이에겐 좋은 곳이다. 또한 이 곳은 판매용 책 이외에도 독서만 가능한 책들, 희귀본들, 만화책 등 여러종류의 책들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 이상한 나라의 헌 책방 입구




▲ 이상북의 내부 풍경들 어떤 책을 읽을 지 고민된다면 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특유의 넉살로 손님의 취향에 맞는 책을 추천해 준다. 아무 작가 이름만 대도 반가워하며 단숨에 찾아 한 권 한 권 설명하는 그의 모습은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처럼 보였다. 이 곳은 단순한 책방이 아니었다. '이상북'은 그 지적 즐거움을 공유하기 위한, 책을 사랑하는 윤성근 사장의 ‘서재’인 것이다.


청소년과 꿈꾸는 어른을 위한 공간, '이상북'
‘이상북’은 모두에게 열린, 특히 청소년에게 유익한 문화공간이다. 책도 읽으면서 보드게임을 즐기고, 통기타 연주를 배우거나 아트북 만드는 법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저녁 늦게까지 아이들이 머물러도 안심이 되는, 몇 안 되는 공간이다. 또한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개최된다. 지난 21일에는 ‘춤추는 평화’라는 음악회가 열렸다. 특별히 홍보하지 않았다는데도 그 ‘이상한 나라’에는 계단입구까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 전직 교사였던 정상용씨가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윤성근 사장이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김광석의 ‘행복의 문’을 열창하며 음악회가 시작됐다. 이후 일제고사에 불응했다 해직당한 초등학교 교사였던 정상용씨가 잠시 무대에 올라 20여 분 정도 우리나라 공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평화를 위한 콘서트인데 제 이야기가 누가 되는 건 아닌 지 죄송하다”고 말하는 선생님에게 동료 교사와 제자 등 많은 사람들이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음악회를 이끈 '평화 운동가'이자 '뮤지션'인 홍순관씨는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었다. 선동적인 문구도, 과격한 시위도 없었다. 그는 가장 따스하고 포근한 마음을 담아 낸 노래와 잠언과 같은 이야기들로 관중을 사로잡았다. 순수하고 진솔한 아이들의 마음이 노래가 되어 시린 어깨를 감싸 안는 기분이었다. 특히 서로 부러워하는 강과 산의 일화를 말하며 각자의 숨을 온전히 쉬는 것이 평화를 지키는 힘이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 음악회 중, '늘 푸른' 공연 모습


▲ 윤성근 사장과 홍순관씨의 합동 공연 모습

▲ 열창하는 홍순관씨 가끔 기계의 실수(?)로 문제가 생기기는 했지만 그것마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약 한 시간 반 정도 훈훈한 공연이 이어졌다. 조금 지루했던 지 뒤척이던 아이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노랫가락과 재미난 이야기에 심취해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경청했다. 홍순관씨는 “개인적으로 이번 공연을 73번 째 평화콘서트로 기억할 것”이라며 관객들의 열정에 감사를 표했다. 공연이 끝난 뒤 사람들의 ‘이상북’ 탐험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책을 뒤적이고, 장난감을 구경하거나 홍순관씨의 사인을 받는 사람들의 눈은 선한 기운으로 밝게 빛나고 있었다. 으슥한 지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 음악회가 끝난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상북에 머물며 구경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가게 이름의 뜻을 물었더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단순하고 명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제야 이 정체불명의 공간의 윤곽이 느껴졌다. 앨리스가 만나는 이상한 나라의 이모저모를 이 헌 책방에서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시내가 아닌 동네 어귀에 자리잡은 조그마한 가게이지만 틀에 얽매이지 않은, 새롭고 낯설면서도 정겨운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

가끔은 판에 박은 주류 문화 프로그램을 벗어나 소수가 말하는, 때로는 발칙하고 때로는 미처 생각 못 한 올바른 생각을 접해보는 것도 어른이나 아이에게나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이상한 나라’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바라면서 나서는 문 뒤로, 여전히 이상북의 행복한 마법은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헌 책방 사이트 http://www.2sangbook.com/
도깨비뉴스 리포터 김혜연 report2@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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