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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짐볼’로 아내와 딸 살해한 교수 ‘종신형’

사진=Dickson Lee/SCMP(좌), ⓒGettyImagesBank (우) 

요가나 스트레칭 등 운동용으로 쓰는 짐볼(gym ball)을 이용해 아내(47)와 둘째딸(16)을 살해한 남성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BBC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홍콩대학교 조교수로 근무하던 말레이시아 남성 커 킴 순(Khaw Kim-sun·53)은 지난 2015년 5월 22일 일산화탄소를 가득 채운 짐볼을 자동차 트렁크에 넣은 뒤 조금씩 가스가 새어 나가게 함으로써 아내와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모녀가 발견됐을 당시 몸에 외상도 없었고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도 발견되지 않자 경찰은 혼란에 빠졌다.

용의자로 지목된 커 씨는 한사코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부검 결과 커 씨의 아내와 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두 사람이 숨진 차량 트렁크에서는 바람 빠진 짐볼이 발견됐다. 커 씨는 경찰의 추궁에도 ‘집에 쥐가 많아 쥐 잡으려 가스를 채워 간 것’이라고 변명했다.

홍콩 검찰은 당시 내연 관계의 여성과 외도 중이던 커 씨가 이혼을 요구했으나 아내가 들어주지 않자 용의주도하게 살인 계획을 세운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범행 당시 딸에게 ‘집에서 숙제 마저 하라’고 말했던 것으로 보아 딸까지 살해할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 추정했다.


홍콩대학교에서 같이 근무하던 직장 동료들은 커 씨가 짐볼 두 개에 가스를 채워넣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마취 의사인 커 씨는 동료들에게 “실험 토끼에게 쓰려 한다”고 둘러댔으나 경찰 조사에서는 “집에 쥐가 있어 쥐를 잡으려 한 것”이라고 다른 핑계를 대 꼬리가 밟혔다.

홍콩 고등법원 주디아나 반스 와이링(Judianna Barnes Wai-ling) 판사는 커 씨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며 “고등교육을 받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남성이 이토록 주도면밀하고 계산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니 충격적”이라며 “피고는 아내를 살해하고도 부부가 함께 소유하던 회사 지분 등을 상속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고 말했다. 배심원 9명도 커 씨가 유죄라고 판단했다.

배심원 평결문이 낭독되는 동안 커 씨의 남은 자녀 세 명 중 한 명이 울음을 터뜨렸다. 대학생인 첫째와 아직 중학생인 동생 두 명은 순식간에 어머니와 아버지, 형제까지 모두 잃은 셈이다. 자식들의 탄식을 들은 커 씨는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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