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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보라고 불쌍한 척 서있냐”…폭언 들은 임산부


임산부 배려석 근처에 서있다가 한 남성에게 폭언을 들은 임신 8개월 여성의 이야기가 분노와 안타까움을 샀다.

최근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만삭 임산부 전철 탔다가 X욕 먹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자신을 8개월차 임신부라고 소개하면서 “친정에 급히 갈 일이 생겨서 전철을 탔다”라고 운을 뗐다. 그에 따르면 친정까지 가는 데에는 환승 1번이 필요했다.

처음 탄 전철에서는 한 여성이 양보해준 탓에 앉아서 갈 수 있었다. 환승한 전철에는 자리가 없었지만 4정거장만 가면 됐기에 그냥 서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던 남성(60대로 추정)이 근처에 서 있는 A 씨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노인네가 다리가 아파서 좀 앉았다. 임신이 벼슬이라고 이런 자리까지 만들었냐. 너도 그렇다. 왜 (임산부 배려석) 근처 와서 불쌍한 척 서있냐. 노인인 내가 양보라도 해줘? 그럴까?’라며 몰아붙였다.

남성이 너무 위협적으로 A 씨를 몰아붙이는 분위기라 주변에 있던 승객들은 A 씨를 감쌌다. 아주머니들은 A 씨에게 자리를 내어주려고 했지만 금방 내릴 예정이라며 양보 받지 않았다.

그러자 이 남성은 다른 승객들이 유난을 떤다고 하면서 ‘양보해줘도 고마워도 못 하는 X. 애 낳아서 잘도 키우겠다’라고 폭언했다.

A 씨는 남성과 말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말을 섞지 않았다.


그는 “임신이 벼슬이라고 생각한 적도, 타인의 배려를 당연하게 여긴 적도 없는데 너무 속상하다”면서 “출산 전까지 전철 타게 될 일은 절대 없을 것 같다. 진짜 트라우마 생길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대다수의 네티즌은 “임산부가 눈앞에 있는데 일어나긴 싫고 안 일어나면 자기가 잘못된 행동을 하는 거라고 인식하고 있으니까 남의 잘못으로 몰고 가려는 거다”,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양보해주신 분들과 아주머님들 생각하시며 잊어버리세요”, “옛날엔 죽기 살기로 싸워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임신하니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 배라도 걷어찰까 봐” 등의 댓글을 달았다.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갈등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회가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출산 경험이 있는 임산부 4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8.5%가 ‘대중교통 임산부 배려석 이용에 불편을 느꼈다’고 답했다.

동아닷컴 김가영 기자 kimga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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